그림책과 함께하는 자녀 교육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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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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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6일부터 5월 27일까지 프놈펜한국국제학교에서 화요일마다 80분 동안 4회에 걸쳐 학부모와 교민을 대상으로 '그림책과 함께하는 자녀 교육 이야기' 연수가 열리고 있다.

이 연수를 주최하고 강의하는 사람은 프놈펜한국국제학교장 구양주 선생님이다. 구양주 선생님은 <우리 아버지, 판돌이> 등 그림책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는 지난해까지는 초등 과정밖에 없었지만, 올해 중학교 과정이 개설되어 학교가 한층 커져 할 일이 참 많다. 또한 교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은 올해 3월에 부임해 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연수를 개최한 이유가 궁금해 교장 선생님을 인터뷰했다.
 

‘별을 사랑한 두더지(브리타 테켄트럽)’를 읽고 있는 교장 선생님
‘별을 사랑한 두더지(브리타 테켄트럽)’를 읽고 있는 교장 선생님 ⓒ 정호갑관련사진보기


- 3월 입학식 때 학부모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고, 4월에는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를 열었는데 굳이 또 학부모를 대상으로 연수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3월에 학교장으로 부임하면서 우리 학교가 나갈 방향을 '나다움'이라고 교사와 학생들에게 제시하였습니다. 학교장은 학교가 나갈 방향을 제시하고, 교과 선생님들과 각 부서에서는 이를 교육과정에 녹여 냅니다. 이를 교육계획서에 담아 학교 교육과정이 완성됩니다.

교육의 주체를 교사, 학생, 학부모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학부모에게 학교가 나갈 방향을 알리고 부족한 것은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학교가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학부모와 자리를 계속 마련하고 있습니다."

- 학부모 연수를 그림책으로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림책은 글로 된 보통의 책과 달리 그 자리에서 읽고 바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연수 참석하는 사람이 책 읽기에 부담을 느끼지 않습니다. 책 내용은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므로 공감을 끌어내기 좋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깊이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 읽어가면 숨어 있는 깊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 깊이를 통해 삶의 지혜도 배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림책에는 따뜻함이 묻어 있습니다. 그 따뜻함은 흔히 우리가 말하는 사람의 정으로, 우리 사회를, 우리의 삶을 버티게 해 주는 힘입니다."

- 그럼, 그림책 함께 읽기 연수로 이루고자 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우리 학교에 교육 방향은 '나다움'입니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아이들의 '나다움'을 찾아주기 위해 함께 노력하였으면 합니다. '더 좋게'보다는 '남과 다르게'를 통해 자존감을 형성하고, 이렇게 형성된 '나다움'을 통해 나와 같지 않은 사람들의 삶에도 공감하고, 배려와 포용으로 나아가는 길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가짐으로 아이들에게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도 길러주고 싶습니다. 욕심이 많은가요?"

- '나다움'이란 말은 좋은데 이 말의 뜻을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해 주시고, 그리고 이를 찾기 위해 학교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나다움'이란 나는 무엇을 하면 재미있는지, 나는 무엇을 잘하는지,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형성됩니다. 잘하는, 또는 멋있는 누구를 따라가려 애쓰기보다는 자기가 잘하는, 재밌는 것에서 행복한 것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길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려 합니다.

'나다움'을 형성하여 주는 특이한 비법은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인정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생각을 북돋워 주어야 합니다. 우리 학교는 학생의 수가 적습니다. 이 장점을 살려 선생님들이 아이들 특성을 찾아 살려 주기 위해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학교생활에 따뜻한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교장 선생님과 인터뷰를 마치고 연수회에 참석했다. 지난번(5월 6일) 연수 때와 비슷하게 열 분이 연수에 참석했다. 오늘(5월 13일) 함께 읽는 그림책은, <별을 사랑한 두더지>(브리타 테켄트럽), <어느 날 불쑥>(홍주연) 두 권이다. 오늘의 주제는 '공감 능력'이다.

그림책을 읽는 것으로 연수를 시작했다. 그림책을 읽고 공감하는 부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녀들과 공감하기 위해 자녀들의 생각과 행동을 먼저 알아야 하는데, 부모들은 자녀에 대한 욕심으로 또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아이들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그림책을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그림책을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정호갑관련사진보기


학부모에게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니 주뼛주뼛한다. 이에 구양주 선생님이 먼저 이야기한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순간 놀랐다.

교장이나, 강사가 아니라 그저 아이를 키우는 한 어머니로서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에 대한 욕심으로 자녀들과의 갈등을 가감 없이 정말 진솔하게 풀어낸다. 그러다 보니 참석한 학부모 또한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의 상황을 제대로 공감하여 주지 못 하였고 기다려 주지 못 함에 대한 반성의 말도 자연스레 나온다.

두 자녀가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 어머니는 이 프로그램에 참석한 소감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이와 그림책을 읽은 지 3~4년은 된 것 같은데, 글뿐 아니라 그림의 의미도 새겨보며 함께 읽으니,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고, 스스로도 힐링되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 대한 공감과 기다림이 부족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학교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단순히 지식을 넘어 나다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데 믿음이 갔고, 고마웠다."

프놈펜 한국국제학교는 캄보디아에서 우리말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이다. 해외에서 우리말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은 개인의 자긍심으로 이어질 것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나다움'을 찾아주기 위해, 학교와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이렇게 온 힘을 다하고 있는 학교가 있다.

아직은 작은 프놈펜한국국제학교이지만, 머지않은 날 우리 아이들이 세계를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다는 믿음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남과 다른 나다움이 있기에.
 

그림책과 함께하는 자녀 교육 이야기 프로그램 일정
그림책과 함께하는 자녀 교육 이야기 프로그램 일정 ⓒ 정호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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